늘상 우리와 함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인 존재를 시각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미야지마 타츠오는 '시간'이라는 비물질적 존재를 LED를 매개로 시각화한다.
작품에서 LED숫자들은 개별적으로 1-9까지를 반복하나 속도와 광색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아래 영상처럼 군집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숫자의 군집은 한 사회, 세대, 국가 등에 대한 상징으로 치환될 수 있고, 역사적 사실이나 사회 현상에 대한 작가의 관념을 시각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전시에서는 미야지마 타츠오의 신작도 감상할 수 있다. 비즈페인팅으로 제작된 회화작품으로 거시적인 우주를 표현한 작품이다. 프랑스 파리의 좌판에서 우연히 발견된 숫자 구슬이 소우주와 같다는 생각에 착안하여 제작된 것으로 이를 대량으로 배열하여 거시적인 우주를 표현하였다.
회화작품을 자세히 보면, 페인팅된 격자, 빈 격자, 그리고 숫자구슬이 담긴 격자가 존재한다. 이는 각각 가동(On), 무(void), 정지(Off)를 표현한 것이며, 이것들의 조합은 같은 공간안에 설치되어 있는 LED작업의 원천설계도와 같은 위엄을 지닌다.
회화 작품들이 걸린 아랫 쪽 바닥에는 캔버스 위에 붙어 있는 숫자 비즈들과 똑같은 비즈들이 불규칙적으로 뿌려져 있다.
이 부분의 작가 컨셉은 이렇다.
"그림은 우주를 표현한 것이고 그 우주는 인간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바닥에 숫자비즈를 뿌려놓았다."
이것이 바닥에 비즈를 뿌려 놓은 이유다.
1 2 3 4 5 6 7 8 9, 이것은 미야지마 타츠오에겐 비물질적인 시간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진다. 생각해 보면 시간과 가장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마도 '숫자'이지 않을까? 또 하나, 무한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시간과 그것의 군집 그리고 우주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보는 전시였다.
전시명: 미야지마 타츠오, Infinite Numeral(무한숫자)
전시기간: 2023. 3. 2. ~ 4. 8.
전시장소: 갤러리바톤(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116)
관람료: 무료
시간: 화~토, 10 ~ 18시 (오프닝 23. 3. 2. 17시)
문의: 02- 597-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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